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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기도 안산의 한 공원 안에 설치된 비상벨.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채혜선 기자
“12월이 되면 공원에서 산책도 못 하겠죠. 무서워 밖에 나올 수나 있을까 싶어요.”
16일 경기도 안산의 한 공원에서 만난 30대 여성 A씨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씨의 출소를 앞둔 시민들의 불안감을 이렇게 전했다. 조두순씨의 출소를 앞두고 안산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조두순씨가 오는 12월 만기 출소 후 주소지인 안산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10대 여고생 B씨는 “너무 불안하다. 왜 나라에서 못 막아주는지 모르겠다. 계속 두려움에 떨면서 그냥 살라는 거냐”고 하소연했다.
교도소에 수감된 조두순의 모습. [사진 JTBC]
이날 안산에서 만난 주민들은 안산의 한 아파트에 조두순씨의 아내가 산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했다. 한 주민은 아파트 동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동네에서 저기라고 소문이 다 났다”면서도 “최근에 (아내를) 봤다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조두순씨 아내가 사는 것으로 알려진 아파트 단지의 반경 1㎞ 안에는 어린이집·유치원 등 어린이 시설이 약 100개 밀집해 있다. 인근 수퍼마켓 앞 테이블에서는 이날도 주민 여럿이 삼삼오오 모여 조두순씨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상인은 “요새 사람들이 모이면 조두순 얘기만 한다. 남자나 여자나, 애나 어른이나 가릴 것 없이 걱정하고 있다. 조두순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조두순씨 거주지에서 2㎞ 정도 떨어진 아파트단지 안에서 성폭력 범죄가 발생해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11시쯤 안산 한 아파트단지 내 산책길에서 60대 남성이 40대 여성의 하의를 다짜고짜 벗기려 한 사건이 일어났다. 한 20대 주민은 “조두순 아내가 살았다고 알려진 곳이랑 가까이에서 성폭력 사건이 생겨 놀랐다”며 “폐쇄회로TV(CCTV)가 없거나 어두컴컴한 곳이 곳곳에 있는 만큼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산 지역 페이스북 페이지에 달린 댓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안산 시민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도 분위기가 흉흉하다. 12만여명이 참여 중인 안산 지역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조두순씨 출소와 관련해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넘쳐난다. “딸 키우기 무섭다” “어디든 안전하지 못하지만, 안산보다는 낫겠다. 이사하자” “후속대책 다 필요 없다. 못 나오게 하는 게 답인데 이 많은 사람이 왜 두려워해야 하냐” 등이다. 다섯 살 여자아이를 키우는 한 주부는 “오죽하면 안산에 사는 가족이 이제 안산 근처에도 오지 말라고 한다”고 적었다.
안산시에는 “조두순이 오면 안산을 떠나겠다”는 내용의 항의성 민원도 쏟아지고 있다. 시청 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들어온 민원이 이날까지 3600여개 정도라고 한다. 이에 윤화섭 안산시장은 지난 1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성범죄자 관련 ‘보호 수용법’ 제정을 긴급 요청했다. “사건 피해자와 가족, 74만 안산 시민이 우려와 불안감을 갖고 있다”면서다. 조두순씨를 관리·감독을 받을 수 있는 보호 수용시설에 재격리해달라는 게 서한의 핵심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소급적용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조두순씨의 보호시설 격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두순 범죄 방지 종합 대책.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법무부 등 관계 당국이 후속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안산 시민들은 추가 조치를 원하고 있다. 법무부 산하 안산보호관찰소는 조두순씨 출소 후 그의 재범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1대1 전자감독 ▶음주 제한 등 특별준수사항 등을 마련하고, 경찰·지자체와 공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감독 인력을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안산시도 연말까지 관내 범죄 취약 지역 64곳에 방범용 폐쇄회로TV(CCTV) 211대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안산시 관계자는 “시민 민원이 매일 빗발치지만, 막상 지자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권한이 있는 법무부와 경찰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산=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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