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밤 노원구청사 5층 복도. /사진=김지훈 기자 |
서비스공단 노조 분회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는 '투쟁'의 최전선을 책임지는 임무를 맡은 셈이다. 이 가운데 한 명이 공단 노조 분회장이다. 앞서 기자는 같은 날 저녁 7시 쯤 농성 사태와 관련한 현안을 묻기 위해 분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15분 후에 다시 전화를 주시겠어요? 뭐 좀 하고 있어서요"라고 말한 뒤 두 번 다시 전화를 받지 않자 기자는 직접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선 분회장에게 말을 걸었다 제지를 받았다. 그는 기자로부터 "분회장이 맞으신지"라는 질문을 듣고 "아 예"라고 답했지만 5층을 돌아다니던 다른 노조원이 "지금 (분회장의 건강) 상태가 안 좋다"며 "(언론 담당) 국장과 대화를 하라"라고 말했다.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이 노조원에게 노원구측이 노조에 잘못한 점을 물으니 "한 40개는 된다"고 말했다.
지난 30일 노원구청사 5층 복도. /사진=김지훈 기자 |
구민 대표인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5층 구청장실에서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다. 법원에 농성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채 구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구정 현안을 처리 중이다.
왜 노동계가 여러 장소 가운데 구청장실 앞에 드러누웠을까. 1층에 있던 민노총 서울일반노조 언론 담당국장은 "(서비스) 공단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고 자회사는 구의 산하 부처라고 봐야 한다"며 "(구청) 업무엔 아무 지장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 사업장이니 (집회가) 불법이 아니고 경찰도 우리를 못 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9일엔 노조 조끼를 입은 농성자들이 1층 로비에서 술판을 벌인 장면이 CCTV 화면을 통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서울일반노조측은 이에 대해 "CCTV를 통한 사찰 증거를 잡기 위해 벌였던 일"이라며 "그 자리엔 노원 공단 사람들을 (미리) 다 빼놨다"고 해명했다. 일부러 CCTV에 찍히기 위해 공단 노조와 무관한 농성자들을 동원한 일종의 상황극을 연출했다는 것. 이 내용이 사실이라도 '술판 상황극'에 참여한 농성자들이 사실상 분회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로비엔 '무기직 정규직 전환'·'정년 65세 연장' 등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157명의 무기계약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 고령친화직종인 50여명의 정년을 일반직 60세보다 높은 65세로 연장하는 안 등 노조의 대표적 요구 사안이다. 민주노총 계열 노조원들은 현장에서 한 데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지난 29일 촬영된 노원구청사 1층 CCTV 영상 |
노원구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2년 간 미화·경비·주차원 등 고령친화직종 비정규직 근로자 74명을 60세 정년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추가 고용도 진행한 결과 157명의 무기계약직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노조원은 무기한 파업 농성에 들어갔다.
무기계약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하면 지난해 74억원의 적자를 낸 공단에 필요한 예산이 20억원 추가 발생한다. 노원구가 노조 요구를 수용하면 서울에 나머지 24개 자치구들에서도 연쇄적으로 유사한 요구에 직면할 전망이다.
이날 오 구청장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엊그제 (구청장들과) 회의에서 그런 얘길 했더니 '응원한다' '절대 뚫리지 말라' 그런 얘기를 들었다"며 "사회적으로 정년이 연장되는건 앞으로도 해야 되는데 사회적 합의 국가적 차원 결정의 문제지 개별 협상을 통해 연장해 달라는 문제는 아닌것 같다"고 했다.
노동계도 노원구청사에 계속 결집할 태세다. '우리는 하나다 끝까지 간다', '승록아 밤길 조심해라 개조심' 등 글귀가 적힌 색색의 종이가 구청측이 설치한 보행 통제 목적의 테이프 위에 붙어 있었다.
30일 노원구청사 1층 로비. /사진=김지훈 기자 |
서울 노원구청사. /사진=김지훈 기자 |
July 30, 2020 at 11:31PM
https://ift.tt/2Xh5drQ
노원구청 점거 노조 "40가지 요구 해결돼야"...무기한 농성에 '난색' - 머니투데이
https://ift.tt/2MO9eOT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