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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17, 2020

이유있는 분류작업 거부, 택배노동자 죽어나다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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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노동자들이 21일부터 ‘분류작업’ 전면 거부 선언을 했다. 배송 물량이 코로나19로 폭증한 데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더 쏟아지는데 인력 투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과중한 ‘공짜노동’이 이어지고 있다. 아침신문들은 이 소식을 주요 지면에 다루며 ‘택배대란 우려’란 이름을 붙였다. 신문들은 택배업계가 감염병 국면에 살인노동을 방치하면서 호재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여당 핵심 인사들의 도 넘은 ‘추미애 감싸기’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신문들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부적절하거나 이치에 안 맞는 발언을 모아 지적하면서 오히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아래는 18일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경제민주화 콜’ 김종인의 승부수
국민일보 “성찰․토론보다 내편 지키기 ‘거여의 오만’”
동아일보 “3000만명 감염 … 출구 못찾는 팬데믹”
서울신문 “방치도 학대다…위태로운 ‘코로나 아이들’”
세계일보 “점포마다 폐업물품 가득, 더 쌓아둘 곳조차 없어요”
조선일보 “10살 형은 불길에도 동생을 지켰다”
중앙일보 “최재형, 문 대통령 측근 편법 월급 적발”
한겨레 “박덕흠 일가 회사 피감기관 공사 1천억 수주”
한국일보 “불공정‧생활고‧코로나…‘3대 블루’에 짓눌린 일상”

올해만 7명 “추석 앞두고 과로사 걱정하는 택배노동자”

‘분류작업’은 택배기사들이 각 가정에 물품을 배달하기 전 단계에 터미널에서 지역별로 물량을 나눠 차에 싣는 과정을 가리킨다. 허브터미널에서 대분류가 한 번, 서브터미널에서 지역별로 다시 한 번 이뤄진다. 분류작업은 이른바 ‘까대기’로 불리는 이 작업은 ‘공짜 노동’이다. 택배기사들은 각 가정에 배달한 건수에 따라 급여를 받는 까닭이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택배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택배물량은 코로나19 이전보다 26.8% 늘어난 313.7개이고, 분류작업량도 38.5% 증가했다. 여기에 추석이 겹치면서 배송 물량은 하루 평균 1500~200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택배노동자 7명이 과로로 숨졌다.

▲18일 한겨레 1면
▲18일 한겨레 1면
▲18일 서울신문 9면
▲18일 서울신문 9면

택배 노동자들의 가장 시급한 요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사 5명당 분류작업 인력 1명을 배치해달라는 거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택배업체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뒤 부랴부랴 인력 지원책을 제시했다. 9월14일~10월16일에 서브터미널 분류 인력을 26.5%(2067명) 늘리고, 허브터미널 분류 인력도 13.1%(1604명)을 충원하기로 했다. 터미널 간 수송 차량과 기사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주요 업체들은 대체인력 투입으로 배송에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겨레는 이 소식을 1면에 배치했다. 국민일보와 서울신문, 한겨레는 사설을 냈다. 서울신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택배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가 이미 과로사할 정도로 높아진 덕분에 한국사회와 일상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반면 CJ대한통운(21.3%), 롯데글로벌로지스(30.1%) 등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대폭 늘어났다. 택배사들은 늘어난 이익을 분류작업에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18일 서울신문, 국민일보, 한겨레 사설
▲18일 서울신문, 국민일보,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노동자들이 한시적으로라도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요구하는 건 목숨을 지키게 해달라는 요구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택배업체들은 이런 작업을 외주화해 특수고용직, 일용직, 계약직 노동자에게 맡기고 있다. 택배노동자 대부분이 개인사업자인 이유”라고 지적한 뒤 “업체들은 작업환경, 임금, 노동시간 문제 등은 회사와 무관하다는 억지논리를 펴고 있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이들의 살인적 노동조건을 해소할 1차 책임이 회사에 있다. 정부 역시 더 이상 택배 노동자들이 사지로 내몰리지 않도록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신문은 기사 제목에 택배노동자 파업 이유를 전하기 앞서 ‘주문을 서두르라’ ‘(업체의) 택배대란 불끄기’ 등 파업 당부를 했다. 국민일보 “추석선물 서두르세요…택배노조 “분류작업 거부”와 중앙일보 “추석 택배대란 불끄기…분류작업 포함 하루 1만명 추가 투입” 등이다. 10개 일간지 가운데 조선일보만 이 소식을 기사로 다루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택배 사진 기사에 캡션을 냈다.

▲18일 국민일보 15면
▲18일 국민일보 15면
▲18일 조선일보 10면 사진기사
▲18일 조선일보 10면 사진기사

‘도넘은 추미애 감싸기’ 한국일보 팩트체크, 국민일보 ‘거여 오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치에 안 맞는 발언으로 추미에 법무부 장관 아들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일보는 “일부 여권 핵심 인사들이 서아무개씨 군 복무 시절 휴가가 ‘특혜가 아니었다’고 강조하려다 사실 왜곡 발언에 이르렀다”며 ‘팩트체크’ 보도를 냈다. 국민일보는 1면 머리에 기사를 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무릎 수술한 서 일병(서씨)은 군에 안 갈 수 있는 사람”이라며 추 장관을 두둔했다. 이는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16일 “추 장관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고 비유하는 논평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서씨는) 군 면제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8일 한국일보 4면
▲18일 한국일보 4면
▲한국일보 보도 갈무리
▲한국일보 인포그래픽 갈무리

황희 민주당 의원은 한국군지원단 지역대장이 2017년 6월25일 이미 (추가) 휴가 명령(6월 24~27일)을 냈는데, A씨가 이를 모르고 일을 키웠다고 했다. 그러나 휴가명령서(개인 연가)는 서씨 연가가 시작되고 하루가 지난 25일에 발부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일보는 “언론의 의혹 제기를 ‘가짜뉴스’라고 몰아붙였던 여권이 오히려 ‘가짜뉴스 진원지’가 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1면 머리에 “성찰․토론보다 내편 지키지 ‘거여의 오만’”이란 제목을 달았다. 국민일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 의원이 국민 정서를 외면한 발언으로 당내에서 경고 등 질책을 받은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2월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됐던 대구 경북에 ‘봉쇄조치’를 언급했다 직을 사퇴한 게 사실상 유일하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이어지는 기사에서 “굳건한 지지층, 힘 없는 야당이라는 정치 지형은 의원 개인의 단독 플레이를 유혹하고 있다”고 했다.

▲18일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
▲18일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

홍영표 의원은 의혹을 주도적으로 제기한 군 출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쿠데타까지 일으키다 이제 그런 게 안 되니 국회에 와서 공작을 한다”고 비판했다. 김치찌개 청탁, 카투사는 편한 군대라는 발언이 나오기 며칠 뒤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21대 첫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이 17일 막을 내렸다. 나흘간 이어진 대정부질문은 ‘추미애’로 시작해 ‘추미애’로 끝났다. 여야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논란을 놓고 사생결단의 난타전만 주고받으면서 중요한 민생 이슈는 다루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18일 경향신문 1면
▲18일 경향신문 1면

10개 신문 가운데 7곳이 관련 사설을 냈다. 한국일보는 “정치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일부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정도로 상식에 어긋나는 내용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며 “지금은 검찰 수사를 지켜볼 때”라고 했다. 세계일보는 “추 장관 의혹과 관련해 사과한 여당 의원(박용진)은 친문 지지자들의 집단 항의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검찰 수사를) 차분히 지켜보면 진상이 드러날 일”이라며 “핵심 인사들이 앞다퉈 궤변과 막말을 쏟아내며 추 장관 모자를 변호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공익 제보자를 범죄자로 좌표 찍더니 급기야 안중근 의사까지 끌어들인 것”이라며 “정말 파렴치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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