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적'인 중국에 맞서 미국과 군사 협력을 강화해온 인도가 미국의 최신형 무장 무인기(드론) 구매 압력을 거부했다.
3일(현지시간)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스푸트니크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MQ-9 '리퍼' 무장 드론을 구매하라는 미국의 거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외신은 지난달 27일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미-인도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에서 인도 정부가 예산 확보와 효율성 등을 이유로 리퍼 구매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는 미국 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이, 인도 측에서는 S. 자이샨카르 외교부 장관과 라지나트 싱 국방부 장관이 참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인도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 회의에서 드론 판매 안건이 최우선 안건으로 상정돼 논의됐지만, 양 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 회의에서 미국 측은 대테러전에서 성능을 입증한 리퍼의 인도 판매를 위한 길을 열어놓았다고 강조한 뒤, 특히 최근 불거진 중국과의 국경 분쟁에서 리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서는 리퍼의 인도 판매 성사가 반(反)중국 전선을 형성하려는 대외 정책의 중요 성과물로 자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리퍼 판매가 성사되면 러시아제와 옛 소련제가 핵심인 인도의 무기체계에 미국제 무기도 통합할 수 있는 상징적 의미도 갖는다고 평가했다.
다른 소식통은 "미국이 강력하게 요구해온 리퍼 드론 판매는 30억 달러(3조4천206억 원) 규모"라면서 "인도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재정난에 따른 예산 확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도군은 드론을 들여와 운영하는 데 따른 이점을 아직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구매 압력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의에서 에스퍼 장관은 "전투기와 무인 항공기 등의 판매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양국 간 무기 거래는 2008년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지난해 150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인도는 지난 2015년에 리퍼 구매 희망 의사를 미국 측에 전했지만,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는 판매를 불허했다.
이에 인도는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 같은 외국 우방에 대한 군사용 드론 판매를 제한하는 규정 완화 조치를 하자 미국에 수정 제안서를 보냈다.
스푸트니크뉴스는 인도가 리퍼 구매에 사실상 거부 의사를 비친 또 다른 이유는 지난달 초 공개한 자국산 '가탁'(Ghatak) 드론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R.K.S. 바다우리아 공군 참모총장은 지난달 초 기자회견에서 드론이 관측과 정보수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면 드론은 적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게 알려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인도가 자국 영공 내에서 적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 파키스탄 등 적대국들의 움직임을 국경 부근에서 감시하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무장 드론을 당장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이 제작한 리퍼는 22년 동안 활약하다 지난 2018년 3월 공식적으로 퇴역한 MQ-1 '프레데터'(Predator)를 대체한 개량형 드론이다.
리퍼는 무게 4.7t, 최대 상승고도 15㎞로 4발의 헬파이어 미사일 외에도 230㎏ 무게의 GBU-12 페이브 웨이 II 레이저 유도폭탄 두 발과 GBU-38 합동직격탄 등도 장착할 수 있다.
무장 능력은 프레데터보다 배나 많다. 또 최첨단 관측ㆍ표적 확보장치(MSTS)를 장착, 불필요한 민간인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리퍼는 2007년 초도작전능력(IOC)을 확보했다.
리퍼는 특히 중동 지역 외에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무장 테러조직원 등을 제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 1월 초 미국에 의한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암살에도 리퍼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미 국무부는 중국의 반대에도 최근 6억 달러(약 6천800억 원) 규모의 공격용 드론 MQ-9 '시가디언' 4대를 대만에 판매하기로 한 계획을 승인했다.
국무부는 이 같은 드론 판매 승인 결정을 의회에 송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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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3, 2020 at 07:4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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