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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지휘부 “논의 열려 있다” 했지만
트럼프는 “고려조차 하지 않을 것”
보수백인층 겨냥 인종갈등 부추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백악관에서 흑인 지지자들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부터 오클라호마주에서 유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에서 남북전쟁 때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군 장군의 이름을 딴 군 기지를 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 뜻을 표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자, 인종 문제 논란을 격화시켜 지지층을 다지려는 포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군 기지 개명 요구에 대해 “고려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서 이들의 이름을 딴 기지가 “위대한 미국 유산의 일부로 승리와 극복, 자유의 역사가 돼왔다”며 이렇게 밝혔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라이언 매카시 육군장관이 전날 기지 명칭 변경을 위한 “초당적 논의에 열려 있다”고 밝히는 등 군 기지 개명 논의가 탄력을 받을 조짐을 보이자,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앞서 미 해군은 지휘관들에게 “작업장, 군 시설 관련 일반인 접근 구역 등 안에서 남부연합 군 깃발 및 관련 상징들의 전시를 파악하고 제거하라”는 명령까지 내린 상황이었다. 중부군 사령관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날 한 언론 기고에서 군 기지에서 남부연합 장군들의 이름을 지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미국에는 노스캐롤라이나의 포트브래그, 텍사스의 포트후드, 조지아의 포트베닝 등 남부연합군 장군의 이름을 딴 군 기지가 10여곳 있다. 이들 기지는 대부분 남부연합군의 근거지였던 남부 주에 몰려 있다. 이 지역은 트럼프의 지지층이 모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이날 흑인 유권자 지지층과의 원탁회의 1시간 전에 군 기지 개명 반대 트위트를 올렸다. 남부의 보수적 백인 유권층을 겨냥해, 미리 쐐기를 박아둔 것이다. 트럼프 쪽이 인종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최근 여론 흐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번주 시엔엔>(CNN)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41%의 지지율로, 55%를 얻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무려 14%포인트나 뒤졌다. 역대 최대 격차다. 트럼프는 “가짜 조사”라고 반발했고, 대선 캠프 쪽에선 아예 시엔엔> 방송에 사과와 함께 조사 결과를 취소하지 않으면 법적 조처에 나서겠다는 ‘경고’ 서한까지 보냈다. 시엔엔> 방송 쪽은 여론조사 결과를 취소하라는 요구는 처음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트럼프 쪽이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 취소까지 요구한 것은, 최근 지지율 추세가 재선에 실패한 과거 대통령들의 사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선거전문매체 538>은 11월 대선을 147일 남겨둔 10일을 기준으로 트럼프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대통령은 해리 트루먼(39.6%)과 지미 카터(39.5%), 조지 H. W. 부시(35.7%) 세 사람뿐이라고 전했다. 이들 중 트루먼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재선에 실패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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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1, 2020 at 02:26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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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제 옹호' 장군 이름 딴 기지 개명 요구에 트럼프 “못 바꾼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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