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19.06.30. pak7130@newsis.com |
'객관적 태도' 요구한 中지난 22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부산에서 중국 외교정책 총괄자인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과 회담을 가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과 함께 미중관계 속 한국의 입장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갔다.
청와대에 따르면 회담에서 양 위원은 최근 미중관계에 대한 현황과 중국측 입장을 설명했다. 양 위원이 밝힌 입장은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양 위원의 부산 방문을 두고 "중국이 한국의 중국 관련 현안에 대한 객관적 태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한국은 일본과 달리 큰 틀에서 우호 관계와 지리적 특성 등을 고려해 어느 한 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미국과 중국이 향후 소통하고 긴장을 완화하는데 한국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부산'에 반영된 고민우리 정부의 난감함은 따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한국 경제는 수출입의 3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의 '혈맹'이다. 어느 한 편을 든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8.22. scchoo@newsis.com |
만약에 양 위원이 이번에도 서울에 왔다면 문 대통령에게 '미중관계 입장'을 물었을 수 있다. 국가안보실장이 한 답과 대통령이 한 답 사이에는 그 무게감에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산에서 서 실장은 양 위원에게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고 답했다.
美 대선 이후 '줄서기' 요구 본격화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끝나면 이제는 미국의 '줄서기'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중 무역전쟁을 이끌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2일 대선후보 수락연설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동맹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던 날들은 끝났다는 것을 우리의 정적들에 분명히 할 것”이라고 했다.
국제정치에서 패권적 성격을 가진 강대국 간 파워게임이 격화되면 한국과 같은 중진국들의 공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 정책과 같이 적극적인 자주외교 노선을 취해온 우리 정부에게 우호적인 환경은 아니다.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8일 첫 평양 단독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바라보는 모습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 프레스센터 대형 화면에 중계되고 있다. 2018.09.18. myjs@newsis.com |
실제 김 위원장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북한 내부에서 큰 정치적 타격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는 올해까지 달성하기로 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실패를 사실상 인정하기도 했다.
북미대화 및 경제정책의 실패, 거기에 코로나19의 확산 및 역대급 수해까지 겹쳤다. 우리 정부가 아무리 남북대화에 나서자고 해도, 연이은 실패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와 정치적 책임에 대한 두려움은 김 위원장을 주저하게 만들 수도 있다.
최 차관이 과거 했던 말처럼 "한미동맹이 대한민국 안보 정책의 전부는 아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협상과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엄격함이 해결의 출구를 막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의 미중갈등에 대한 지론은 "양국 사이에서 공간을 확대하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는 점에 가깝다. 그 공간 확대의 열쇠 중 하나가 남북관계다. 미국과 중국의 공통 관심사안인 북핵 문제에 있어서 한국만의 정보력과 협상력이 있다면, 동북아 외교에서 충분히 운신의 폭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자주파 외교라인'은 일단 '한미 워킹그룹 2.0'을 띄우며 독자적인 대북외교에 시동을 걸려고 하는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인영, 박지원, 서훈, 최종건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구축된 것은 문 대통령이 '어떤 사고든 치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통일부장관, 국가정보원장, 경철청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0.07.29. since1999@newsis.com |
August 22, 2020 at 09:38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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