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본사 대회의실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은 지난 24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앞서 14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회신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와 더불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수상황 재점검 요청에 속히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이 HDC현산에 지난 14일 '아시아나 M&A 관련 계약서에 명시된 주요 선행조건이 마무리됐으니 계약을 종결하자'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데 대한 회신이다.
HDC현산은 이번 공문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를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겠다는 최초 의지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표명했다. 그러면서 재점검 절차 착수를 위해 다음 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들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HDC현산 관계자는 “인수상황을 재점검하기 위해 어떤 자료를 보고 어떤 식으로 논의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제안한 것”이라며 “금호산업 쪽에서 해약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인수하겠다’는 회사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인의 입국 제한 등 금지하는 나라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인수조건 재협상 과정에서 아시아나 측에 과실이 있다고 드러나면 계약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이 상황에서 인수 의지를 꺾으면 계약금을 날리게 되니 인수 의지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과실 여부가 누구에게 있는지 재실사 해보자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채비율, 라임사태 등 걸고 넘어지면 걸릴만한 요소들이 있다”고 말했다.
최장 연장 시한인 오는 12월 27일까지 딜을 끌고 가기 위해 시간을 벌 수단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최종 시점에 코로나 상황과 더불어 산업은행과의 협의 내용, 아시아나의 적자 규모 등을 확인한 후 의사결정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도 모르고 아시아나 실적이 화물 덕분에 올라갈 수도 있고,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이다보니 HDC현산은 최대한 의사결정을 늦추고 싶은 것”이라며 “재실사를 제안한 것 역시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HDC현산은 작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12월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맺고 인수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당초 거래종결 시한을 올해 6월27일로 정했으나 러시아의 기업결합승인이 늦어지면서 6개월 연장됐다. 금호산업은 지난 2일 기업결합승인 절차가 완료되면서 주요 선행조건이 마무리됐다는 입장이지만 HDC현산은 인수상황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성공적인 M&A 종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으며, 앞으로도 모든 사항들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July 25, 2020 at 10:59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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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 금호산업에 재실사 거듭 요구…계약금 소송 대비?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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