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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December 5, 2020

[ER궁금증]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 파타고니아의 이상한 공식? -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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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Buy Less, Demand More)’ 캠페인. 출처=파타고니아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Buy Less, Demand More)’ 캠페인. 출처=파타고니아

[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옷을 판매하는 회사가 소비자에게 옷을 사지 말라고 요구하는 기업이 있을까. 오랜 기간 친환경 캠페인을 펼쳐오고 있는 파타고니아의 브랜드 철학이 그에 해당한다. 친환경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Buy Less, Demand More)’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연말 소비가 가장 많이 증가하는 이 시기에 쇼핑을 줄이자는 캠페인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파타고니아는 의류 산업이 야기하는 사회적 환경적 폐해를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소비 행동 변화를 촉구하자는 주장이다. 소비를 줄이는 행동이 곧 지구를 되살리는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캠페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더 적은 소비(Buy Less)’를 통해 새 옷을 만드는데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과 각종 폐기물,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또한 소비자는 기업에게 재활용 제품을 활용한 생산과 유기농 원단 사용, 공정 무역 봉제 제품 생산 등을 ‘더 많이 요구(Demand More)’해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기업의 제품 생산 과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파타고니아는 캠페인의 가치를 적극 실천하고자 2025년을 목표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을 재활용 소재, 혹은 재생 가능한 소재로 만들고, 현재 제품군의 83%에 적용되고 있는 공정 무역 봉제 비율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 캠페인은 지난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 때 파타고니아가 뉴욕 타임즈에 게재한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광고의 연장선상이다. 당시 광고에서 파타고니아는 당시 인기 제품 중 하나인 R2 재킷을 전면으로 내세우며, R2 재킷 생산 시 발생하는 환경 피해를 조명했다. 재킷 하나를 생산 시 필요한 물은 135리터로, 이는 45명의 일일 수분 섭취량에 해당한다.

R2 재킷은 60% 재활용 폴리에스터 소재 활용은 물론, 수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친환경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이 재킷 하나를 만들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환경적인 대가가 재킷 가격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판매량이 급증하는 블랙 프라이데이에 역설적으로 소비를 지양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던 이 광고는 당시 큰 주목을 받았다.

2011년 뉴욕 타임즈에 게재한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광고. 출처=파타고니아
2011년 뉴욕 타임즈에 게재한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 광고. 출처=파타고니아

파타고니아는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과소비를 만류하고, 고쳐 입고, 물려 입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2013년부터 해오고 있는 ‘원웨어(Worn Wear)’ 캠페인을 통해 ‘더 적은 소비(Buy Less)’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원웨어’ 캠페인은 의류 수선 서비스와 온라인 중고 보상 판매 프로그램으로 수명이 다한 제품을 모아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옷으로 재탄생시키는 ‘리크래프트 컬렉션’이다. 파타고니아는 원웨어 캠페인을 통해 올해에만 7만 1000점을, 2013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10만 점이 넘는 의류를 수선했다.

기업이라면 이윤을 남겨야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새로운 옷을 계속 사도록 유도하기 위한 마케팅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파타고니아는 새 옷을 사기 보다는 헌옷을 재활용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지구를 살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를 살리는 행동은 거창한 행동이 아닌 옷을 구매하는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한다. 파타고니아의 ‘덜 사고, 더 요구하세요’ 캠페인에는 누구나 일상에서 참여할 수 있다. 반드시 필요한 물건인지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구매하기, 닳거나 오래 입은 제품을 수선하거나 물려 입기, 기업에게 재활용 제품 생산과 유기농 원단 사용을 요구하기, 지구와 사람을 생각하는 기업을 지지하기 등 작은 관심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최우혁 파타고니아 코리아 지사장은 “현재의 의류 산업은 매년 1,120만 톤의 의류 폐기물을 발생시키며, 기후 위기를 일으키는 오염원 중 10%를 배출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직접 기업에게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을 요구하는 운동은 곧 의류 산업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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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05, 2020 at 03:3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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